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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의 독서 ✿˘◡˘✿/독서 리뷰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_ 파울로 코엘료

by 짝은개미 2021. 6. 30.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기까지 (feat. 연금술사)

1. 2017년
그때 만나던 친구의 SNS 계정에 'alchemist(연금술사)'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었다. 그 친구의 인생 책임을 알게 된 나는 바로 「연금술사」를 읽었다. 그때는 내가 곧 파티마라고 생각했다. 산티아고를 기다리는 파티마. 그 친구는 산티아고 그 자체였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이 소설이 너무 싫었다. 파티마처럼 순응하면서 기다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 다신 읽지 않겠다면서도 책을 버리진 않았다.

2. 2018년
핸드 포크 타투를 위해 몇 달을 도안을 찾아다녔을 때 내 마음에 딱 드는 도안을 그린 타투이스트 닉네임이 베로니카였다.
닉네임을 보고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인데' 하고 넘겼다. 여러 색깔이 들어간 데다 핸드 포크라 가격이 두려웠던 나는(학생이었다) 상담만 진행하고 타투를 하지 않았다. 취업하자마자 타투를 하려고 했으나 그 타투이스트의 블로그가 사라졌다. 도안은 갖고 있지만, 이걸 그린 사람에게 타투를 받을 수 없기에 마음을 접었다.

3. 2021년
어느 날 그냥 심심해서 책꽂이에 있던 「연금술사」를 다시 읽었다. 그 친구와 헤어졌을 때 너무 슬퍼서 관련된 모든 것들을 멀리하곤 했는데 정말 시간이 약이었다. 그땐 내가 파티마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으니 내가 산티아고가 됐다. 읽는 내내 혹시나 산티아고와 다르게 내가 표식을 이미 너무 많이 지나쳐버리진 않았는지 걱정됐다. 그리고 희미해진 내 피라미드를 찾고 싶었다.
책을 다시 읽은 날 일기의 끝엔 '정작 이 글을 쓴 파울로 코엘료가 쫓는 그의 피라미드가 궁금하다.'라고 적혀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의 다른 작품을 검색했다. 그중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가 바로 눈에 띄었다. 베로니카, 내가 원하는 타투 도안을 그려놓고 사라진 타투이스트의 닉네임! 그 닉네임이 여기서 왔다는 생각에 바로 책을 주문했고, 그렇게 나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게 되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스포있음)

내가 닮을 수 조차 없는, 우상으로 생각하던 친구가 스스로 떠났다. 그때부터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나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내가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는 베로니카와 아주 비슷했다. 여기서 더 좋아질 것도 없이 뻔한 매일매일에 권태감을 느꼈다. 거기에 더 이상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렇게 돼버린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뒤섞여 자존감도 떨어졌다. 자고 일어나면 조용하고 깔끔하게 사라지길 바라본 적도 있다.
베로니카는 실천했고, 살았다.

아무것도 아냐. 아니, 기적이야. 하루를 또 살 수 있어.

이 책은 이 말 하나로 정리된다. 베로니카는 에뒤아르, 마리아, 제드카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베로니카를 포함한 모두는 나를 조금 변화시켰다. 미친 척하고 남들 시선을 조금 덜 신경 써 보고자 한다. 눈뜨면 출근 생각에 쉬는 한숨 대신 속으로 '매일매일이 기적!'이라고 외치고 있다. 작심삼일 단계를 넘어 약 2주째 실천 중이다.


마치며
전에 읽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아주 비슷하다.
그 작품은 '조금은 뻔하다', '그냥 그렇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품은 좋다.
그렇게 느낀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두 작품을 여러 번 읽으면서 찾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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